벌써 2024년의 반이 지났고, 7월도 반이 지났다.
하반기가 상반기보다 상대적으로 덜 바빴는데 시간은 훨씬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그리고 7월 3주차가 정식적으로 퇴사한 지 한 달이 지나는 시기이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
퇴사 후 한 달을 돌이켜 보면 포트폴리오 만들고, 블로그 만들고, 유튜브 만들고, DIAD 수업 듣고… 수입과 관련된 일들을 하나도 못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디자이너로 8년동안 일했지만 여태까지 포트폴리오 하나 제대로 만든 게 없었기 때문이다. ‘회사가 어떻게든 나를 먹여 살리겠지’ 혹은 ‘이 회사를 오래 다니다보면 어떻게 되겠지’ 같은 안일한 생각들의 결과다.
독립 후, 운 좋게 전 회사의 일감을 가져와서 한 달 고정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정도는 벌고 있다. 최근에는 예전 회사 대표님과 프로젝트 미팅도 가졌었다. 먹고 사는데 지장 없이 벌고 일도 뭔가 술술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는 사이 안일한 태도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어제, 예전 회사 대표님과의 프로젝트가 드랍됐다. 드랍된 이유를 정확히 알 순 없었다. 아마도 내가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에 비해 견적이 비싸다고 느끼셔서 드랍하신 것 같다. 오래 알고 지냈던 사이였기에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나 자신을 더 냉철하게 볼 수 있었다. 고객의 입장이 되어 나를 바라봤을때 과연 그만큼의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을까? 대답은 NO였다.
대표님께서 미안했는지 개업 축하 기념이라며 30만원을 입금해 주셨다. 이 30만원을 보고 참 많은 감정과 복잡한 생각들이 올라왔다. 기분이 상했지만 상한 기분을 계속 끌고갈 순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라도 마음을 표현하신 대표님께 감사했다.
이번 일을 통해서 내가 아직은 완전히 독립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전 회사에서 가져오는 일감도 언젠가 끊길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 확신이 되었다. 더이상 예전 관계에서 오는 편안함에 안주하면 안될 것 같다. 이렇게 계속 가다간 생활고에 허덕여 재취업하는 길로 갈 것만 같다. 다시 취업하는게 나쁜건 아니지만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취업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어느 유튜버 영상에서 본 글이다. 내가 회사를 뛰처 나와 독립한 이유, 디자인을 죽을때 까지 하고 싶었던 이유, 이 모든 것들을 하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
포트폴리오와 고객이 쌓이기 전까진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 해야겠다. 그리고 견적도 다시 조정해야겠다. 이제는 냉혹한 현실을 똑바로 마주해야 한다. 더이상 내 세계에 갇혀 살면 안된다.
대표님께 받은 30만원을 어떻게 써야할 지 고민됐다. 마음이 담긴 돈을 함부로 쓰기가 아까웠다. 의미있게 쓰고 싶었는데, 문득 유튜브 휴먼스토리 채널에 소개되었던 돌고도네이션이 생각났다.
돌고도네이션을 통해 30만원을 장애인 분들에게 기부했다. 이 돈이 부디 의미있게 쓰였으면 좋겠다.
![](https://yudi.kr/wp-content/uploads/2024/07/기부증서.png)
7월 3주차는 인생 공부 찐하게 했던 주였다.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속상한 기분이 조금 남아 있다. 얼른 훌훌 털어내고 싶다. 그리고 DIAD 과제… 빨리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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