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회고

117년만의 기록적인 11월 폭설을 끝으로 이번달도 마무리 되었다.

11월은 정말 집에서 먹고 자고 싸고 요가하고의 무한 반복이었다. (+ 중간중간 일하기)

살면서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집안에 틀어 박혀있었던 적이 있었나 싶다. 예전에는 집에만 있는, 특히 극내향인들의 생각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직접 겪어보니 꽤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아무튼 먹자싸요의 일상을 반복하면서 오랫동안 손 놓았던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올해 여름부터 LCK를 챙겨보다가 정이 들어버린 T1의 팬아트를 주로 그리고 있다.

오랜만에 그림을 그리니 재밌기도 하고, 그림에 집중할 때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아서 좋았다. 그리고 그림을 완성했을 때의 뿌듯함도 좋았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든다. 특히나 새벽에 자기 비하적인 생각이 물밀듯이 쏟아져 오는데 그럴때마다 너무 괴로웠다. 현재 나의 상황이 한심하다가도 올해 초 사건들을 곱씹으며 원망하기도 했다. 이런 생각들로 감정이 복바쳐 엉엉 울기도 했다.

7월 중순부터 시작된 번아웃이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오래가고 있다. 번아웃을 극복하기 위해 8월부터 쉰다고 말해 놓고 지금 생각해 보면 제대로 안 쉰것 같다. 일하는 것도 쉬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서 10월까지 지내다가 11월에 들어와서야 드디어 쉬는 것에 오로지 집중한 느낌이다.

다음달은 마지막달이기도 하면서 생일이 있는 달이다. 다음달 회고는 2024년 한 해를 돌아보는 회고를 쓸 것 같다.

다음달도 이번달처럼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요가하면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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